분과회

명상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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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의학으로 편입된 심리치료



명상이 치유활동에 도입된 시대적 배경

한국 사회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경쟁이 심화되었고 전통적 가족 구성의 재편과 각 관계 간의 갈등이 심화되었다. 대부분 갈등은 가족 간, 학교 부적응, 사회적 대립등에서 비롯되는데,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치유(healing)란 개념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서구사회에서 치유적 관점에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불교 명상이다. 이와같은 시대적 배경을 중심으로 미국에서는 명상에서 불교적 색깔을 희석시킨 후 불교명상에서 불교적 색채를 희석시킨 후 객관화, 표준화, 일반화하기 위하여 과학적 검증과 점차 뇌과학적 해석을 계기로 명상이 심신의학(통합의학)으로 의료에 편입되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리치료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이는 명상을 통해서 정신적, 육체적 질병이나 고통은 호흡, 몸, 마음을 함께 봄으로써 스스로 자기조절과 자기치유가 가능하도록 통찰력 제공을 한다는 함의점이 치유요인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가능했다고 보인다. 현재 우리사회도 Healing(치유)가 화두라 할 만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우리사회가 병리적인 현상으로 가고 있으나 특별한 치유법이 없었던 점과 명상에서의 치유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심리학자들 중심으로 명상을 마음챙김이란 용어로 해석하기 시작하면서 불교계나 일반사회에서도 통념화되고 있다.

마음챙김의 개념

명상법에서는 마음챙김의 다양한 개념들을 크게 사마타(samatha, 집중, 止)와 위빠사나(vipassana, 통찰, 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사마타 수행은 집중수행으로서 내적이든 외적이든 매 순간 일어나는 대상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그 알아차림의 대상은 소리(mantra), 이미지(종교적), 신체의 일부(코끝), 또는 벽의 한 점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마음이 헤매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집중하는 대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집중명상이라고 한다(김재성, 2009). 위빠사나(마음챙김)는 지금(今) 이곳에서(處) 일어나고 있는 경험에 대하여 깨어 있는 마음(心)으로 바라본다(觀)는 것으로, 유쾌하거나 불쾌하거나 상관없이 오직 호기심을 가지고 깨어 살피는 것이다(김교헌, 2008). 따라서 집중수행은 평온이나 고요함을 목적으로 집중을 계발하기 때문에 '삼매수행(定)이라고 부르며, 위빠사나 수행은 통찰수행으로서 내적 통찰과 지혜를 계발하기에 반야수행(慧)이라고도 부른다(양희연, 2012). 위빠사나는 마음을 보호하면서 대상을 챙기는 심리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실제로 마음을 챙긴다는 의미보다는 마음이 대상을 챙기는 것이다(박성현 외, 2010).
마음챙김은 불교에서 말하고 있는 위빠사나(vipassana, 통찰, 觀) 명상의 핵심 요소인 사띠(sati)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는 mindfulness, awareness, inspection, noting, attention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미는 국내 심리학계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마음챙김, 알아차림, 마음집중, 주시 등과 같은 심리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박성현과 정준영(2010)은 불교심리학적 관점에서 마음챙김은 대념처경에 나타나는 사티(sati; 念)와 삼빠잔냐(sampajanna; 正知)의 분리될 수 없는 새의 양날개와 같으며, 사티가 있으면 분명한 앎(삼빠잔냐)이 있고, 분명한 앎이 있으면 사티가 동반된다고 설명하면서, 사티가 대상에 대해서 순간 순간 놓치지 않는 마음작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Matin(1997)은 마음챙김을 특정 관점에 집착하지 않고 주의가 조용하고 유연해졌을 때 나타나는 자신과 세계를 경험하는 심리적 자유상태로 정의하였고, Kabat-Zinn(2003)은 부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여 마음챙김을 깨달음(enlightenment)에 이르기 위한 길로, 매 순간 있는 그대로를 판단 없이 수용하여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음챙김과 치유

Kabat-Zinn(1998)은 마음챙김의 치유요인을 순간마다 자신의 내면과 접촉하여 조화로운 몸, 마음, 영혼의 에너지가 하나로 통합되어 편안히 이완되는 체험 속에서 집착을 내려놓고 자기통합을 경험하는 것을 치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은 미래사회는 마음챙김 명상이나 요가 등을 통한 내적 치유가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영성이 비즈니스와 통합될 것이라 예측하였다(김응철, 2013). 미국에서 인본주의 심리학과 자아초월 심리학을 중심으로 마음챙김이 심리치료에 접목되면서 심리학자들을 중심으로 마음챙김의 효과에 대한 검증과 논의가 시작되었다(서광, 2009). 먼저, 마음챙김 개념을 적용한 치유와 관련하여 Kabat-Zinn(2003)은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치유 방법으로 동양의 전통적인 관점에서 마음챙김스트레스감소프로그램(MBSR)을 창안하여 자기치유(self-healing)가 가능하도록 하였다(장현갑, 2010). 마음챙김스트레스감소프로그램은 위빠사나 명상의 핵심인 사띠(마음챙김, 알아차림)를 중심으로 바디스캔, 호흡명상(정좌명상), 하타요가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질병의 치유가 약물이나 수술 없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치유될 수 있으며(장현갑, 2010), 특히 스트레스와 관련된 만성질환 및 우울증 환자에게는 긍정적인 치료성과를 나타내어 미국에서는 임상에 확산되기도 하였다(서광, 2009). 한편, 마음챙김의 치유기제에 따라 치유사는 내담자가 마음챙김을 통해 의식에 떠오르는 생각, 무의식적이고 감정적인 억압과 신체감각들에 대하여 거울을 보듯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지지하고 반영해줄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김완석, 2010).
마음챙김스트레스감소프로그램과 관련하여 Kabat-Zinn(2003)은 마음챙김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서 비 판단(non-judging), 인내심(patience), 초심유지(beginner's mind), 믿음(trust), 애쓰지 않음(non-starving), 수용(acceptance), 내려놓음(letting-go) 등 7가지 원칙을 제시하였고, Baer(2003)은 마음챙김의 치유기제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를 경험하기(노출), 단지 생각은 생각일 뿐 반추하지 않기(인지적 변화), 자신을 관찰해서 잘못된 패턴을 수정하기(자기조절), 호흡이나 근육 긴장이 이완됨으로써 자동적 사고를 내려놓는 경험(이완), 지금 이 순간에 있는 그대로의 경험을 좋든 싫든 받아들이기(수용)로 설명하고 있다(양희연, 2012). 박성현(2006)은 마음챙김은 자신의 마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관찰해서 그 본질을 이해하고 원인을 규명해서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자기치유 양식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자기치유에 대하여 불교적인 관점에서 모든 현상은 원인과 조건에 의해 일어났다 사라질 뿐 고정된 실체는 없고(無我), 모든 몸과 마음의 현상은 끊임없이 변한다(無想)로 설명하고 있다. 박성현과 정준영(2010)은 마음챙김 과정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각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게 되면 탈중심화가 일어나게 되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인 통찰력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치유요인으로 설명하였다.

마음챙김을 활용한 심리치료 기법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하는 심리치유 프로그램은 다음 <표 Ⅱ-1>은 마음챙김에 기초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요약한 자료이다. 이들 치유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모두 마음챙김에 기반한 알아차림(awareness)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박성현 외, 2010). 따라서 최근 서양 의학에서는 질병치료에 마음챙김스트레스감소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박성현 외, 2010; 인경 외, 2010).
프로그램 마음챙김의 주요 요인들
마음챙김스트레스완화프로그램(MBSR) 비판단(non-judging), 인내(patience), 초심(beginner's mind), 신뢰(trust), 애쓰지 않음(non-starving), 비집착(letting-go), 수용(acceptance)
마음챙김인지치료(MBCT) 자각(present-moment awareness), 비집착(letting-go), 집중(concentration), 거리두기(distancing), 탈중심화(decentering), 메타인지 기술과 통찰(metacognitive skills and insight)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관찰(observing), 기술(describing), 자각적 행동(act with awareness), 비판단적 수용(acceptance without judging)
수용전념치료(ACT) 수용(acceptance), 자각(present-moment awareness),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 맥락적 자기 인식(self as a context)
<표 Ⅱ-1> 마음챙김에 기초한 심리치료 프로그램
자료: 박성현 외(2010).

마음챙김에 관련된 선행 연구에 대한 고찰

마음챙김과 관련한 선행 연구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마음챙김기반 스트레스감소프로그램(MBSR)과 마음챙김과 뇌에 관한 연구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마음챙김기반 스트레스감소프로그램과 관련한 연구에서 Miller et al.(1995)은 마음챙김기반 스트레스감소프로그램은 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으며, Baxter et al.(1992)은 강박장애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또 Kabat-zinn et al.(1987)은 만성통증의 개선, Kabat-Zinn et al.(1998)은 건선의 치유, Shapiro et al.(1998)은 공감과 영성 감각의 증대, Brown and Ryan(2003)은 웰빙, Segal et al.(2007)은 우울감소, Parks et al.(2001)은 약물중독 치료, Calson et al.(2007)은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스트레스 감소와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연구자 연구 결과
Miller et al.(1995) 불안 감소 효과
Baxter et al.(1992) 강박장애의 치료
Kabat-zinn et al.(1987) 만성통증의 개선
Kabat-Zinn et al.(1998) 건선의 치유
Shapiro et al.(1998) 공감과 영성 감각의 증대
Brown and Ryan(2003) 웰빙
Segal et al.(2007) 우울감소
Parks et al.(2001) 약물중독 치료
Calson et al.(2007)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스트레스 감소와 삶의 질 향상
마음챙김과 뇌에 관련한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보고 하고있다. Lutz et al.(2008)은 장기간의 마음챙김 훈련은 편도체(amygdala)의 활성을 감소시켜 그 결과로 두려움과 공격성의 감소와 공감반응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Siegel(2007)은 마음챙김은 뇌에 변화를 준다고 설명하면서, 마음챙김은 지속적으로 경험과 학습에 반응함으로써 뇌세포 간에 영향을 주게 되어 궁극적으로 뇌의 가소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Kabat-Zinn et al.(2010)은 마음챙김은 통증, 스트레스, 불안, 우울, 섭식장애, 중독 및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보였고, 특히 전전두피질의 변화를 통하여 면역력의 향상 등과 같은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으며, 인경 외(2010)는 마음챙김은 뇌간을 통하여 심장박동, 호흡, 소화 등의 기초대사 기능과 반사행동 기능을 각성시킴으로써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변연계를 구성하는 해마와 편도체를 변화시켜 결과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연구 결과는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마음챙김 훈련은 전전두피질 뿐 만 아니라, 변연계의 해마와 편도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인경 외(2010), Rubia et al.(2012)은 마음챙김 훈련을 하게 되면 뇌세포간의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그 결과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이 배출되어 기분을 좋게 하며, 도파민(Dopamine)은 긍정적 감정을 증대시키고, 멜라토닌(Melatonin)과 세로토닌의 증가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면역력을 제고한다고 설명하면서 사람은 어떤 감정을 갖느냐에 따라 뇌의 특정 부위가 발달한다는 가소성 원리를 근거로 하여 설명하고 있다.
Newberg et al.(2001), Lazar et al.(2000)은 마음챙김이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과 대상피질(cingulate cortex)의 국소적 혈류량 증가 및 글루코스 신진대사 증가와 관련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두 부위는 주의력과 정서를 담당하는 인지기능 체계에 관여하여 명상을 하는 중에 알파(α)파와 세타(θ)파와 같은 저주파수가 나타나 전두중심 연계성(frontocentral coherence)을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윤병수, 2012). 한편, 인지기능과 관련하여 인경 외(2010)는 마음챙김 명상은 전두엽-변연계를 주로 활성화시키며, 노화와 관련된 뇌척수의 회백질 위축을 막아 인지기능의 저하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타 연구로 Davidson(1976)은 우울경향이 있는 대상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에서 마음챙김 훈련은 집중력을 증가시키고 불안과 우울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고, Shaporo(1980), Shapiro and Walsh(1984)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해 공포증을 호소하는 대상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에서 역시 마음챙김 훈련은 불안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음챙김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질병의 예방과 치유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검증되면서, 세계 유수의 의료 기관에서 심신의학(통합의학) 치료법의 하나로 채택해 활용하고 있다(장현갑, 2003).